▒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
 
 
Home > 연구소소식 > 언론이본연구소
 
 
작성일 : 18-05-16 16:31
제목 [중부매일] 포항 지진과 대통령의 위기관리 [세상의 눈] 이재은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작성자 NCEMRI
첨부자료
조회수 38
2017.11.27 17:14


모든 재난은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정보통신 혁명으로 인해, 먼 나라와 가까운 나라의 구분이 없이 재난의 사회화와 세계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남의 나라 일이 남의 나라 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내 이웃의 일이고 내 일로 다가온다.

예전과 달리 오늘 날에는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429일 만인 올해 11월 15일에 또 한 번의 역대 2위급인 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하였다. 포항 지진의 충격은 인근에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이고 청주와 서울,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느껴졌다.

한반도 동남지역에서 동일한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올해의 지진 재난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을 느끼기도 전에 지진을 알려주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지진 발생 13분 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였고, 반나절의 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신속한 조치와 책임 있는 정책 결정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대통령을 새롭게 선출하고 정부가 출범된 지 불과 6개월 밖에 안 되었는데도, 위기관리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모든 조직은 고유의 철학과 이념을 지니고 있고, 또 지녀야 한다. 조직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애 가양하는지를 구성원이 알아야 한다. 조직의 비전, 목표, 전략, 실행계획은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지니는 철학과 이념에 기반을 두게 마련이다. 조직의 지도자와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적 체계를 갖출 때 가능하다.

7박 8일 간의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쳤을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보고를 받고, 귀국과 동시에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 안전점검 지시와 수능연기 결정을 내린 것은 결국 '사람이 먼저다'라는 국정 철학이 있었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이번 정부의 국정기조를 재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언론 역시 예전 같으면, 잘못된 점, 비판할 점, 개선할 점을 물어 보는 인터뷰를 요청했을 텐데, 이번에는 이와는 다른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이전과 차원이 다른 국가적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첫째,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위기관리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직접 조치를 취한 동시에, 정부부처 역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신속한 가동 등 제도적 대응을 함으로써,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혼란과 혼선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과거 정부와 달랐다. 둘째, 지난해 경주 지진 때 뒷북·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던 정부가 포항 지진 이후엔 위기관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유관 부처 간 협업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그것이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을 느끼기도 전에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 역시 경주 지진과 비교해 볼 때 확연히 달라진 정부의 신속한 대응인 것이다. 셋째, 경주 지진 당시 지진 피해와 여진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대피시설이나 사후 조치 등이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 이재민 구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포항 지진의 경우에는 대피 시설로의 신속한 이동과 함께 날씨가 추워지면서 필요한 방한 용품이 전달됨으로써 수요자 중심 이재민구호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과거와 달랐다.

일본이나 미국 등 위기관리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대형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는, 국정최고책임자인 총리나 대통령이 국민에게 자신이 직접 위기관리 책임을 맡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위기상황에서도 국가를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형성하고, 국민이 걱정하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해준다. 그리고 국가가 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국민 역시 불필요한 걱정이나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이제야 우리나라도 대통령 위기관리의 모범 사례를 하나 갖게 되나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중부매일 jb@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