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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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6 16:30
제목 [중부매일] 전쟁 재난과 지방정부의 자치안전권 [세상의 눈] 이재은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작성자 NCE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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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
2017.11.01 13:51


살다보면,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뛰는 사람도 있고,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아무 방향으로나 힘차게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씩씩하고 용감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무모한 주장이나 행동에 당황할 때가 많다. 세상은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해서, 그래서 살아볼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제 정세를 보면, 참으로 아슬아슬하고 긴박감이 넘치는 스릴 넘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위기의 대한민국, 위험한 순간순간을 가까스로 넘기고 또 피해가는 장면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북한의 핵 도발이 최근 들어 잠시 잠잠해졌지만, 무슨 문제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조차하기 어렵다. 위기관리는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를 하는 것이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이 두렵기만 하다. 만에 하나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우리가 이길 거라는 확신은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피해에 대해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정말로 궁금하다.

북한 핵 개발 및 핵 실험으로 인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국민의 안전 측면에서 살펴보자. 첫째,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과 같은 군사적 위기는 필연적으로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양한 유형의 비군사적 위기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전쟁이 나면 급격한 물가 상승, 높은 실업률, 전염병, 전력 공급의 두절, 건축물이나 시설물의 붕괴, 선박의 침몰, 항공기 추락, 화재와 산불과 같은 재난이 발생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시장경제 대신에 계획경제나 통제경제를 실시할 것이며, 연금생활자는 물가 폭등으로 인해 연금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는 악몽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둘째, 전쟁 재난으로 인해 나타난 비군사적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아직도 비군사적 위기보다는 군사적 위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제 전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일반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에, 그동안 훈련되지 않은 부적절한 매뉴얼에 의한 대피와 보호 방안은 국민을 더욱 큰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북한 핵개발 및 도발에 따른 군사적 옵션 시행에 따른 군사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군은 민간인의 보호보다는 군사적 대응과 공격을 위해 전력투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도 자연재난이나 인적재난은 발생할 것이고, 국가핵심기반 마비 현상도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평시와 같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실제 상황과 동일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매뉴얼을 정비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인력 및 중장비의 동원으로 인해, 도로나 교량, 건물의 붕괴 등과 같은 재난에 대한 민간부문의 적절한 대응과 복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전염병이나 괴질이 발생하는 경우, 백신 공급이 군 병력에게 우선 공급될 것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 중 노인이나 아동 등 취약계층 치료가 더 어렵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일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건강과 보건을 책임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전쟁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평소에 기울여야 한다. 현재 마련되어 있는 노력의 대부분은 전쟁 상황 하에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동원업체 등이 주체가 되는 전시 군사작전 지원 및 자원 동원, 정부기능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 재난 상황에서 일반 국민의 생명과 재산 및 건강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피시설의 마련과 정비, 전쟁 상황에서의 국민의 식량, 의복, 임시주택 대책, 전쟁 상황에서의 파괴, 붕괴, 폭발, 침몰 등으로부터의 국민 보호 방안, 전염병 및 질병 대책, 교통 및 수송 대책,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및 정보통신 서비스 공급 방안,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거래 유지 방안, 주요 산업 단지 보호 및 기업 활동 유지 방안, 전기·가스·석유 등 에너지 공급 방안, 공공질서 및 치안 유지 방안 등이 있다. 중앙정부는 전쟁에서의 승리만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칠 것이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자연재난이든 전쟁재난이든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제 지방정부로의 자치안전권 이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중부매일 jb@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