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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6 16:26
제목 [중부매일] 하얀 거짓말과 배려가 만든 아름다운 동행 [중부시론] 이재은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작성자 NCE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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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3
2017.07.10 15:49


매년 찾아오는 봄 가뭄으로 인해 가슴이 타들어가던 사람들과 무더위와 마른장마로 고생하던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내린 장맛비는 더없는 기쁨이었음에 틀림없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갈라진 논과 흙먼지만 날리는 밭을 보면 누구라도 기우제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기 시작하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디언들의 기도가 영험한 기운이 있거나 효험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오랜 가뭄에 지친 인디언들을 위로하기 위한 하얀 거짓말이나 배려는 아니다. 오히려 인디언들은 일단 기우제를 지내기 시작하면 비가 올 때까지 지내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거짓말은 무엇이든 다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거짓말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있다. 새빨간 거짓말은 금방 뻔히 드러날 만큼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단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명백한 거짓말로 사실과 아무 관련이 없는 완벽한 거짓말을 의미한다. 자신의 행위를 돋보이게 하거나 현재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혹은 순간의 이익을 위해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경우, 그 말을 듣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된 진실을 알고 있어도 말을 아낄 때가 많다. 대꾸를 하거나 반박을 하는 것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검은 거짓말은 새빨간 거짓말과 비슷할 것 같지만, 그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검은 거짓말은 남을 해롭게 하려는 데서 출발한다. 그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려고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사실과 다른 혹은 있지 않은 사실을 만들어 하는 말이 검은 거짓말이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 퍼뜨리거나, 특정인의 좋은 행동을 왜곡해서 악행으로 만들어 전파하려는 시도, 자신의 이익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자신이 확인하거나 검증하지 않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은밀하게 전달하는 말도 검은 거짓말에 해당된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이다. 거짓말 중에는 선의의 거짓말, 기분 좋은 거짓말, 아름다운 거짓말이라고도 불리는 하얀 거짓말도 있다. 남을 배려하고 상대방을 이롭게 하려는 목적으로 하는 거짓말이 하얀 거짓말이다. 때로는 하얀 거짓말은 우리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훈훈한 미담을 남기기도 한다. 사실 이런 하얀 거짓말이 담고 있는 배려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배려는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와 남이 함께 살아가는 선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는데서 나온다. 배려는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지닐 수 있는 마음과 행동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름다운 곳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선한 의지가 마음속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배려다. 직장에 갓 들어온 신입사원에게서도 배려를 찾을 수 있는 반면에,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못한 사람에게서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만일 누군가와 만나 기쁨을 느끼고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알게 모르게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에 들었던 아름다운 사연이 떠올랐다. "치킨 집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청년에게 주문 전화가 왔다. 언어장애가 있는 중년 여성이 주문 전화를 걸어왔지만 잘 알아듣지 못하자,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이어받은 초등학생 아들이 엄마가 좀 아프다며 대신 치킨을 주문했다. 배달해야 할 주소를 들은 청년은 엄마와 아들이 반지하에 사는 것을 알게 됐고, 어려운 가정 형편임에도 아들에게 치킨을 사주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모성애에 울컥해 치킨을 무료로 선물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행운의 숫자 7을 떠올려, 그 집에 배달을 가서는 일곱 번째 손님에겐 치킨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 행사가 진행된다면서 치킨을 공짜로 건냈고, 그 값을 본인이 대신 지불했다.


두 모자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하얀 거짓말을 한 속 깊은 청년의 마음이 척박한 세상을 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들었던 것이다. 하얀 거짓말과 배려가 만들어내는 행복은 우리들이 함께 걷고 뛸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나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두 서로 사랑하면서 마음껏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싶다.

중부매일 jb@jbnews.com